허니몬의 IT 이야기

디버전스 현상은 다기능 제품의 유용성에 회의를 느끼거나, 기능은 많지만 고유 기능엔 취약한

제품에 불편을 겪었던 소비자들의 학습 효과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2년전 첫 500만

화소 휴대전화를 100만원에 구입했던 윤모(27·여)씨는 “화소 수만 높을 뿐 상대방 음성이 잘

안 들려 처음 1년간 애프터 서비스를 4차례나 받았다”면서 “통화 기능이 부실한 휴대전화가

무슨 소용이냐”고 했다. 윤씨는 보조금 혜택을 감안해 심플한 모델을 구입할 생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류한호 마케팅전략실장은 “소비자들이 휴대전화를 2∼3년 사용해보면

한 차례도 쓰지 않은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점차 가치소비쪽으로 이동하는 것 같다”

고 말했다.

마케팅 초점을 요구사항이 명확한 특정 소비층에 맞춘 디버전스 마케팅은 틈새시장과 같은

맥락이다. 규모는 작지만 요구사항이 구체적인 소비층을 대상으로 세분화된 시장부터 공략하는

방식이다.

연령대, 성별, 취향에 따라 다른 틈새시장 전략은 은행 상품에서 두드러진다. 소비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은행상품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전된 마케팅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신한은행 탑스 캠퍼스 플랜 저축예금.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혜택을 모아서 만든 상품으로는 처음이다. 가입하면 취업정보 서비스 이용권, 배낭여행 할인권을 받을 수 있다. 일정 학점이나 어학 점수, 헌혈 증서 또는 사회봉사 인증서를 내면 수수료를 우대해준다. 지난 8일까지 2만8000계좌가 트였다. 상품개발실 구현수 대리는 “주요고객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풍부한 만큼 대학생들의 관심거리를 골라 상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깐깐한 소비가 늘수록 디버전스 마케팅은 확산된다.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김난도 교수는 “인터넷을 통한 소비자 네트워킹이 강해져 제품 정보가 다양해졌다”면서 “광고나 이미지에만 의존하기보다는 가치와 기능에 주력하는 추세인 만큼 디버전스 마케팅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좋아하는 제품을 명품으로 구입하면 다른 물건에 대해선 지출여력이 줄어드는 만큼 까다롭고 깐깐하게 고를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유라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병석 기자 bsyoo@kmib.co.kr

<용어설명>

◇디버전스 마케팅(divergence marketing)=소비층 취향에 맞춰 제품을 다양하게 내놓는 마케팅. 특화된 제품, 간소화된 기능,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취향대로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합리적 소비자(smart consumer)가 주소비층이다.

◇컨버전스 마케팅(convergence marketing)=한 가지 제품에 다양한 기능을 백화점식으로 집약시키는 것. 업데이트, 다기능, 비싼 가격이 특징이다. 타깃 소비층이 불명확하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먼저 써 보는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들의 구매로 상품에 대한 관심이 촉발되는 경우가 많다.

◇롱테일(long tail) 법칙=매출의 80%는 핵심 고객 20%에서 나온다는 파레토 법칙의 반대개념으로, 비주류 고객의 구매력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것. 비주류에 해당되는 80%가 상위 20%보다 더 큰 구매력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닷컴이 흥행성없는 책들 판매량을 합해 베스트셀러 매출액을 추월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상위 20%를 공룡 몸통에, 비주류 80%를 '길게 늘어진 꼬리(long tail)'에 비유해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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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전스는 분명 하나의 장비에 많은 기능(문자, 사진, MP3, GPS, 네비게이션 등)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각광을 받아왔다. 하지만 컨버전스 되면서 기능을 담당하는 부분들이

계속 축소되어 컨버전스 되면서 장비의 가격이 오르게 된다. 통합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각 기능에 필요한 디바이스 드라이버와 이를 관리하는 운영프로그램이 필요하게 된다. 하지만

제작시에 미쳐 고려하지 못했던 각 장비들간의 충돌, 혹은 오류들이 발생하여 사용자들의 불편을

야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개인적으로 전자장비의 경우에는 기능이 통합되기 보다는 분화되기를 희망한다.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기를 바라지만, 스위스 다기능 칼과 같이 최적화되지 않는 이상은 주머니

속에 이런저런 도구를 마구 때려넣는 식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