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몬에 관한 보고서/허니몬의 직장일기

오늘 옥히(okjsp.pe.kr)을 둘러보던 중에 연봉과 관련된 글을 보게 되었다. 연봉 1700만원으로

구인광고를 내보았지만 사람들이 구직신청을 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인사담당자의 글이었다.


그 글을 내 미투에 링크를 걸어서 사람들의 의견을 구해보았다.


내가 저 분이 내걸었던 구인 광고를 본지 어느정도 지난 시점이었으므로, 아직까지 구인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그 게시판의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는 했지만, 1800으로 올린다고 해도 쉽게 구할 수 없다고 장담할 수 있다.


  10년전 1700 ~ 2000 만원의 연봉은 닷컴열풍과 함께 분명 거품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소득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너무 높아져버렸다. 높아진 눈은 쉽게 내려오지 않는다. 이미 대중매체 언론들에서는 대기업의 연봉을 공공연히 밝히면서 '이정도는 받아야 이정도의 삶을 누릴 수가 있다' 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지금 내연봉은 퇴직금을 포함해서 2000만원이 조금 넘는다. 다행히도 내가 목표로 했던 연봉에 비슷한 선이었기 때문에 입사를 결심한 부분도 있고지인을 통해서 급하게 면접이 잡히는 바람에 조금 더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 있지만 내가 선택해서 들어왔다.


  지금 사회 진입을 노리는 취업준비생들은 고민이 참 많을 듯 하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회사를 들어가고 싶지만, 그 회사에서는 나를 뽑아줄(정확하게는 구인 수가 적고, 내가 좋아하는 그곳을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도 그 회사를 노리고 피나는 노력으로 '스펙'을 높이고 있을 것이다) 거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연봉이 조금 낮은 곳을 들어가자니 주변의 눈치가 보인다.


  나만 해도 우리어머니가 나에게 간간히 연봉을 물으시며 '어머니'보다 많이 못 번다고 압력을 넣으신다. 아껴서 월급 모으라고 하신다. 현재 나는 이것저것 하느라 어머니의 분부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정확하게는 따르지 않는다고 해야할까... ^^;;).

마천루 (Skyscrapers)
마천루 (Skyscrapers) by chita21 저작자 표시


  우리나라에서 연봉을 공개하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 대중매체에서 떠벌리는 대기업의 연봉도 사실 정확한 것은 아니다. 평균적인 연봉일 뿐이지, 담당하게 되는 업무나 업무강도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연봉을 제시하는 곳이 대기업이기도 하다. 지방 조선소나 제철소에서 일자리(연봉 3~4000)가 있지만, 서울과 멀다는 이유로 고사하는 이들이 많은 현실 속에서, 서울이라는 곳에서의 연봉 2000은 나름의 취업준비생들이 생각하는 마지노선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 연봉은 물가 상승 등을 감안했을 때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건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다. 그러나, 반대로 구인자들의 입장에서 보게 되면 꽤 비싼 연봉이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나라에서 IMF가 터진 이후로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졌다. 그리고 사람들의 뇌리 속에는 연봉을 높게 받을 수 있다면, 언제든지 직장을 옮길 수 있다는 생각이 자리잡게 된다. 그래서 입사한지 1~2년도 되지 않아서, 조금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회사로 옮기는 모습도 많이 보이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경력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 직장에서 만 3년 정도는 근무를 하면서 자신이 담당했던 업무에 대해서 꾸준하게 기록으로 남기기를 추천한다. 1~2년은 어떤 업무든지 그 업무를 파악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많이 있다.


  구인자들은 자신들이 구하려는 인력이 담당하게 되는 업무의 강도가 약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과거에 비해서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저 정도(2000)도 많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신입이 들어와서 업무를 알려주기 위해서 기존 경력자들이 소비해야하는 시간 등의 비용을 생각해보면 높게 준다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하다. 신입들이 들어왔을 때 일을 배우고 쓸만해지는 시기는 대체로 6개월에서 1년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정도가 딱 신입이라는 딱지를 뗄 수 있는 시기라고도 할 수 있다. 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업무가 주어지고 그에 따른 어느 정도의 책임도 따르게 된다. 그 때부터 ‘제대로 연봉값을 한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지금 나도 한창 업무를 배우고 있는 중이다. 군대도 그렇고 회사도 그렇고 1년정도는 되어야 쓸만해진다. 물론 사람에 따라 이 기간은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고등학생의 80%가 대학교에 진학하는 고학력 사회에 들어섰다. 이는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학력중시 경향과 부모님들의 극성스런 교육열 덕분이다. 대학을 가고 가지 않고를 자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식을 위해서’라는 변명으로 자식들을 억지로 보내고 있는 이들도 많다. 대학에 진학하고서는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라고 고민하고 방황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경우가 많다.


  얼마전 고대에 다니던 어느 여학생이 자퇴를 결정하고 자신의 결정에 대해서 대자보를 붙인 사건이 사회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는, 그 여학생이 그대로 졸업을 할 경우에 사회 엘리트코스를 밟을 수 있음에도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한 결정을 한 사례로 받아들여졌다. 지금의 대학은 ‘학문과 진리 탐구의 장’의 기능을 잃었다. 과거 7~80년대 우리 사회가 급속한 성장을 이루면서 산업에서 요구하는 인력들을 공급하기 위해 찍어내듯 기업에 공급하던 인력 양성소가 시대적인 변화에 적응치 못하고 그대로 방치된 탓이 크다. 우리나라에는 우리 인구의 대학 수요보다 많은 대학이 존재한다. 그래서 그 대학들은 현재 정원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는 몇십년 후 노년층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OECD 국가들 중에서 제일 낮은 출산율과 더불어 의학의 발달로 노년층의 생존연령이 높아진 탓도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고용없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제 제한된 일자리를 두고서 ‘부모’와 ‘자녀’가 다투는 시대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노년화가 진행되고 있는 사회다.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출산율, 잘못된 국가정책에 의해 침체되고 있는 국내 경기, 줄어드는 복지 혜택 등의 여러 요소는 노년기에도 사회로 나와서 근로활동을 해야한다. 대학교를 마친 젊은이들은 이분들과 경쟁을 통해 취업을 해야한다. 이제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은 노년들에 비해서 사회적인 기반이나 인맥이 약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런 와중에도 취업준비생들은 여전히 높은 눈을 가지고 있다.


결론은... 없다. ^^;

  그게 솔직한 심정이다. 대기업을 들어갈 능력이 없다면, 혹은 생각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가고 싶은 직종에 맞추어 능력을 갖추고 필요한 기반 활동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나는 대기업을 들어갈 능력이 없다. ‘들어가고 싶지 않아.’라고 말했지만, 객관적으로 나 자신을 돌아봤을 때 대기업에 들어갈 능력을 가지지 못했다. 그래서 나에게 맞는 눈높이를 갖추고 취업을 준비했다. 면접에 임할 때는 항상 ‘그곳에 들어가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이야기 했고, 그렇게 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매일 이른 아침에 출근을 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늦게까지 남아서 뭔가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요한 건, 들어간 직장이 자신에게 맞지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에도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는 순간 회사 사람들은 거북스러워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여파가 다른 회사로 이직했을 때 큰 흠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3사람만 건너면 아는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비슷한 업종으로 이직을 하게 되면 이전 회사에서 직장상사나 동료의 아는 사람이 존재할 가능성이 다분히 높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겉으로 불만이나 자신이 다른 것을 준비하고 있는 것을 드러내서는 안된다. 그것을 드러내는 것은 ‘이직’이나 ‘퇴사’를 결정한 날 ‘한달’전에 정식으로 전해야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기본적으로 ‘퇴사’를 준비하는 기간을 ‘한달’로 생각하고 있다.


글을 쓰다보니... 결론이 없다!!!


하지만, IT 업계에서는 대학 4년제를 마친 사람이라면 연봉 2000이 마지노선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곳도 있기야 하겠지만, 입사하자마자 야근을 시키면서 신입들을 고생시키는 회사도 굉장히 많다. 내 주변 몇몇 녀석들은 일요일에도 야근한다는 넋두리를 부리는 녀석들도 있다. 연봉은 나보다도 낮다. 야근수당이 주어진다면 나보다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겠지만, It쪽에서는 야근수당은 대체적으로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대기업 이나 튼실한 중소기업이 아닌 곳이라면 그럴 것이고, 우리나라에는 그런 곳보다는 그렇지 못한 곳이 더 많은 곳이 많은 게 현실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받는 연봉,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는 것이라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린 사고와 자세로 취업에 임하고, 취업 후에는 지속가능한 자기계발을 꾸준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연봉을 빠른 시일 안에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셀러던트’라는 말이 있다. 직장인이 자기게발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를 하면서 생겨난 조금은 오래된 ‘신조어’지만 지금도 여전히 많은 ‘셀러던트’가 존재하고 나도 그 들중 하나라고 생각(착각!?)한다.

처음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 는 말이 있지 아니한가? 지금 연봉이 남루하고 초라해보여도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분명 좋은 일들이 찾아올 것이다. 기회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


중요한 것은 근시안적인 취업활동에서 벗어나서, 장기적인 '지속가능한 자기계발'과 '경력관리'를 통해서 자신의 값어치를 높일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