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몬에 관한 보고서

현재 내가 근무하고 있는 곳에 일대파란이 일고 있다.

관리자의 성격에 맞추어 근무환경 개선(책상 위에 모니터, 키보드와 마우스 이외에 절대로 아무것도 있어선 안된다),

근무태도 변경(오전 8시 15분까지 출근하여 8시 30분까지 근무준비 완료, 정장착용, 지각, 근무평가 후 일정수준 이하 시 퇴사)

등의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곧 두발제한과 좀 더 다양하고 현란한 제재들이 가해지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가능하다.

사실 나는 책상 위를 산만하게 펼쳐놓고 일을 진행하는 편이다. 곁의 책장에는 내가 참고로 할 수 있는 책들을 꽂아두고

음악을 틀어놓고, 의자에 삐딱하게 기대어 일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군대에서 업무달성에 안달이 난 연대장이 새로

임관하고 고생하는 슬픈 추억을 되새기는 요즘과 같은 상황은 더욱 일할 맛을 떨어뜨리고 있다.

비록 하청업체로서 용역을 뛰어주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여 간, 쓸개 다 빼지면서

근무해왔는데 칭찬은 하지 못할 지언정 채찍을 휘드르며 목에 칼을 겨누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더욱 일을 하기 싫어지고 정도 떨어지게 만드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런 현재상황 속에서 내가 내린 결론은 저쪽에서 요구하는 내용들을 모두 수용할 수밖에 없는 지금 상황에 맞추어 나의 업무

스타일을 변경하는 것이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라는 우리 옛속담마냥, 저쪽에서 저렇게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나라고 해서 저들에게 웃으면서 응대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관리자에 의해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 스트레스를 그대로 집어삼킬 관대함이 나에게는 없다. 나는 그

누구보다도 속 좁고 성깔있는 놈이다. 나도 내 나름의 대응기준을 세워서 임하도록 할 예정이다.

그리고 더욱 철저하게 내 자신을 관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 내 정신수양이 부족한 탓도 있는 것 같다. 지금의 상황에

순응해야 할 것이라는 그런 상대방의 심리 자체가 난 마음에 안든다.

자신만의 잣대로 자신의 부하직원들과 용역업체를 몰아세우는 관리자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싫어하는

젊은이들이 이 업체로 들어오지 않는 것이 아니겠는가... 지금 맘같아서는 당장 때려치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여기에는 나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서 한숨을 몰아쉬며 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젊은이들이여,

세상의 기득권을 차지하고 땡깡부리는 가엾은 영혼들을 구재하기 위하여 노력하자.

그들과 부딪쳐 그들을 뛰어넘어서는 투철한 투쟁심을 불태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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