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몬의 취미생활/여행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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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te 66(미국 서부(Los Angeles)에서 동부(Chicago)까지를 잇는 길이 2,448 miles (3,941 km)의 국도(?))를 여행하는 여행자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을 읽었다.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생선씨(실명은 김동영씨)가 230일 간의 미국횡단 여행을 하면서 느낀 다양한 내용을 자신이 찍은 사진과 함께 출판한 책이다. 작가의 이메일이 있었음 하는데, 내가 후다닥 읽은 탓인지 아직까지는 발견되지 못했다.

'무엇인가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해본 사람에 대한 무한한 동경심...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감정에 이 책을 들었다. 나도 세계 여행을 하고 싶은데, 무엇인가가 내 다리를 붙잡고 있는 것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런 나의 마음에 대리만족감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해야할까?
  그렇다고 마냥 대리 만족만을 할 수는 없는 그런 이야기들이 이 책에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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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다닥 읽어내려간 책.
'여행을 하다보면 나도 이런 생각을 하겠지....'라는 공감을 일으키는 그런 책이다.

첫 등교, 첫 데이트, 첫 경험 .....
세상 모든 시작은 설렘과 두려움으로 시작된다. 우린 언제나 새로운 길 위에서 길을 잘못 들까봐 두렵고 시간이 더 걸릴까봐 조급하다. 하지만 우리들은 낯선 길을 헤매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고 있다. 그 실수들 속에서 우리는 넓어지고, 생각지도 않은 행운들을 만나게 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 책 첫부분, '세상의 모든 시작' 중 일부 발췌
Blowin' in the wind
-Bob dylan
How many roads must a man walk down
Before you call him a man?
Yes, 'n' how many seas must a white dove sail
Before she sleeps in the sand?
Yes, 'n' how many times must the cannon balls fly
Before they're forever banned?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 in the wind.
The answer is blowin' in the wind.

How many times must a man look up
Before he can see the sky?
Yes, 'n' how many ears must one man have
Before he can hear people cry?
Yes, 'n' how many death will it take till he knows
that too many people have died?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 in the wind.
The answer is blowin' in the wind.

 

바람이 불러주는 노래

얼마나 더 먼 길을 가야만
사람들은 사람다워질까?
얼마나 더 멀리바다를 날아가야만
비둘기는 쉴 수 있을까?
얼마나 더많은 포탄이 터져야만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끝날까?
친구가 말한다.
그 답은 오직 바람만이 알고 있다고.

얼마나 더 우러러 보아야
푸른 하늘이 보일까?
얼마나 더 많이 귀기울여야
울음소리가 들릴까?
얼마나 많은 사람의 죽음을 겪어야
죽음에 대해서 알 수 있을까?
친구가 말한다.
그 답은 오직 바람만이 알고 있다고.


  대륙 횡단여행을 떠나는 생선씨를 위해 라디오 DJ가 틀어준 밥 딜런의 'Blowin' in the wind'의 노래가사처럼 생선씨(본명 김동영, 본인을 생선이라 칭함)의 여행은, 단지 '새로운 곳을 보고 느끼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기 위해 떠나는 여정'이었다. 갑작스런 해고 통지에 한국생활을 정리하고 불쑥 떠나는 미국 여행. 그 곳은 생선씨에게는 그리움이 가득한 낯설은 곳이리라.

  나의 여행은 '새로운 곳을 보고 느끼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다. 나는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준비하지는 못하고 있다. 어쩌면 앞으로도 그런 여행은 떠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나는 현실에서 즐거움을 찾는 습관이 들어버린 것이다.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진행하기 보다는 단기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즐거움에 빠져있는 것이다. 이 중독은 쉽게 치료될 것 같지가 않다.

  여행을 하며 새롭고 경이로운 세계에 던져저 과거, 현재, 미래의 자신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외로워하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 글들은, 여행자로서 공감을 일으켜 나를 끌어당겼다. 그런 다양한 감정이 뒤섞인 혼란 속에서 생선씨는 계속 길을 달렸다. 그 여행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곳을 보고 그의 기억 속에 하나하나 새겨갔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나도 저런 여행을 하고 싶다.'하며 책장을 넘기며 생선씨의 여행을 따라가고 있다.

아마 여행이란,
내 나이 서른,
돌이켜보건대 지금까지의 나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모든 걸 내가 할 수 있었고, 또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하지만 훌쩍 떠나고 보니 내가 알고 있는 건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정작 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여행 내내 느꼈다.

그러므로 난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했다.
내가 말하던 방식대로가 아니라 제대로 말하는 법,
내가 먹는 것만 먹는게 아니라 내가 먹을 수 없는 것까지 먹는 법,
그리고 옷을 개는 법, 자고 일어난 자리를 정리하는 법,
심지어 벌여놓은 짐을 다시 싸는 법까지 모든 걸 다시 배워야 했다.
나는 그 동안 가방 안에 아무렇게나 쑤셔넣은 전선들처럼
엉망으로 엉켜 있었다.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모든 걸 혼자 해야 한다고 해서 겁먹기 보다는
새로 배울 것들 앞에서 설레기도 한다.
라고 생선씨의 말처럼, 낯설은 곳에 대한 긴장감과 설레임을 가지고 반응하고 배워가는 과정인 것이다.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풀어가는 여행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김동영 (달,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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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개월의 백수생활.... 뭔가 하려고 하다가도 불쑥 찾아오는 귀찮음이 고개를 내밀면,
그를 핑계삼아 나만의 공간에 틀어박혀 버리는 생활의 반복.
그 반복 속에서 깨달은 건! '귀찮음=무료함'이라는 것.

이제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뭔가 즐겁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 열정'
이 두 사람을 내 맘 속으로 초대하며 '귀찮음'씨에게 작별을 고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