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몬에 관한 보고서/허니몬의 직장일기

  나는 지난 2012년 12월 13일 회사를 그만두었다. 회사의 일들이 재미 없어서 그만두겠다고 말했다(이걸 ’희망퇴직’이라고 하던가?). 다른 사람들이 보면 ’저건 뭔 미친 짓이여?’하고 이야기할지도 모르겠다. 남들은 회사 들어가기 어려워서 난리인데 저 놈은 다니던 회사가 ’재미없다’고 때려치고 나오는 짓거리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게 이력서 상으로는 2번째 퇴직이다. 이력서에 추가하지 않은 2개월 다닌 회사, 1일 다닌 회사까지 합치면 4번이다. 굳이 이런건 적을 필요가 없으니까 뺐다.

  얼마 전에 ’안녕하세요’에서 1년에 7번의 이직을 한 ’개발자’이야기가 거론되었는데, 그 사람에게 비할바는 아니지만, 내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에 비하면 이직이 잦은 것은 분명하다. 친구 놈들이 매년 묻는다. “너 아직 회사 다니냐?” “그러게? ㅎㅎ” 나도 웃어넘긴다. 회사라는 곳에 대해서 특별히 충성심이나 애착이 없는 탓인가 싶다.

  회사는 필요에 따라 사람을 고용하고 그 댓가로 그 사람의 노동력을 이용한다. 과거에는 회사가 고용인에 대해 ’평생직장’이라는 기대를 안겨주며 노후를 보장해줬지만, 지금은 그런 회사가 흔하지 않다. 그런 풍토 속에서 나는 ’평생 직장보다는 평생직업’을 갖는 게 좋다는 생각을 품고 있다. 내가 ’어딘가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나이가 들어서도 어딘가에서 고용되어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고용이 둔화되고 불안불안한 사회에서 되지도 않는 자신감이라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밥먹고 사는 것에 지장없는 기술을 선택해서 배우고 있는 장점은 분명히 잘 알고 있다.

  얼마 전에 ’제니퍼 소프트’의 ’이원영 대표’이야기(리더의 조건 : 제니퍼 소프트의 복지사례)가 방송을 타면서 직장이 제공하는 복지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고가는 기회가 되었다. ’제니퍼 소프트’의 복지 정책에 대해서는 혀를 두를만큼 직원들을 위한 기업인 것에는 분명하다. 뭐, 내가 바라는 것은 ‘제니퍼 소프트’ 같은 기업은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할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이면 충분하다. 내가 들어가고 싶은 곳은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시도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이 항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시도’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때가 되면, 나는 다른 ’시도’를 위해 그 기업을 떠나는 것이 적합하지 않을까? 물론 소프트웨어 분야는 상당히 인력중심적이어서 인력이 들고 나는 것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쪽은 사람의 유동이 심한 편이다. 그런 현황에 휘둘리지 않도록 ’시스템’을 잘 갖춘 기업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그러면, 나 같은 녀석이 드나들어도 회사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없고, 그러면 기업도 나같은 녀석을 고용하는 것에 크게 망설이지 않을거란 기대를 하고 있다.

  어쨌든, 1월 초에 벌어진 탈락사건들을 정리해본다.


C사

  • 코딩테스트 : 알고리즘 문제해결
    • 2가지 문제를 주고, 이것을 분석하고 제시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코드를 작성하여 제출하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문제해결을 위해 부여된 시간은 24시간!
      • TDD 흉내를 내서 작성했는데, 참 엉성했다.
      • Java Project를 zip 으로 압축해서 보냈는데, 이 제출 파일을 제대로 import하지 못해서 Java Project를 import하는 방법을 문서로 전달했다.
      • 소스코드와 그렇게 작성한 이유를 문서나 주석으로 작성해서 제출해라.
      • 문제해결 능력을 보기 위한 코딩테스트는 이때 처음 봤는데, 이에 대한 준비가 많이 미흡했다. 문제해결 능력은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고 꾸준한 준비를 통해서 조금씩 조금씩 축적되는 것이다.
  • 1차 실무면접
    • 탈락!
      • 나중에 1차 실무면접에서 코딩테스트에서 제출한 코드를 리뷰하고 이것을 왜 이런 식으로 해결했는지를 묻는다.
      • 현장에서 문제를 던져주고 10분안에 풀어보라고 한다.
      • 이력서에 관련 면접에서는 그럭저럭 긴장하지 않고 잘 이야기를 한듯 한데, 코딩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부족한 면을 많이 보인듯 하다. ^^; 이게 참 아쉬웠다. 이직을 위한 준비가 미흡했구나 싶달까?

D사

  • 코딩테스트 : 알고리즘 문제해결
    • 탈락!
    • 6개월간 재응시 자격 박탈!
    • 2가지 문제를 주고, 5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하는 코드를 작성하게 제출하라고 제시
      • 위에서 거론한 코딩테스트 내용이랑 별반 다를 건 없다. ^^;
      • 아쉽게도 코딩테스트부터 탈락하고 말았다.
      • 이 때, 2013년도에는 가능하면 개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건 모조리 참가하여 도전해보겠다는 욕심을 품었다. 2013년도는 그렇게 보낼 예정이다.
  • N사보다 높게 평가하는 곳인데, 6개월 동안 잘 준비해서 다시한번 도전해보려고 한다.
    • 물론 최종면접까지 통과해서 ’입사해주시오.’라고 할 때까지 도전을 계속하려고 한다.
    • 들어갈지 말지는 그 때가서 건방지게 결정을 할 것이다. 음트트트.
    • ㅡ_-);; 들어가고 나서 이야기하자. 두고보자, 짜식들.

S사

  • SNS에 C사 탈락 이야기를 적은 후, 지원해보라는 권유 받고 지원!
    • 탈락! 이직이 잦다!
      • 사실, 대기업에 적합하지 않은 스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안될거라고 생각함
      • 대기업 경력직은 ’스펙’은 크게 보지 않는다.
      • 다만, 이직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 “아하! 그럼 나는 ’대기업’은 못들어가겠다!” 라는 결론을 얻었다. Orz…
  • 만약, 그곳에 들어갔으면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기업의 취향을 모르는 경력관리로 낭패를 보았다.
    •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ㅎㅎ



 내용정리


  • 3번의 입사테스트에서 모두 낙방하고 말았다. Orz. 꺼이꺼이. 슬프다.
  • 코딩테스트
    • 문제는 밝힐 수 없어 아쉽소!
      • 문제를 밝히면 법적인 절차로 밟힐 수가 있소! Orz…
      • 문제에 명시되어 있…
    •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해 평소에 연습을 많이 하시오.
    • Java의 기본요소(객체, 문자열, 숫자, 배열, 리스트, 맵)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 Java에 있는 유틸리티들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 시간에 쫓기더라도 코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라.
      • 이건 대회가 아니라, 평소의 코딩 스타일을 확인하려는 목적도 있다.
      • 가급적이면 Code Convention에 대해서도 이해해서, 읽기좋은 코드를 작성하려고 노력하기 바란다.
        • “시간에 쫓기다보니까…” 라는 구차한 변명을 너무 많이 했다. ㅠㅅ-)
        • 이건 제일 구차한 변명거리다. 개발자가 자신의 코드 앞에 당당해지려면 읽기 좋고 잘 분리된 코드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 기술면접
    • 자신이 사용한 코드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자신의 이력서에 사용한 기술들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 당연한거다!
      • 뭐… 나도 제대로 살펴보고 사용하고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 올해는 개인적인 잉여시간을 할애해서 조금 더 투자를 해야겠다 싶어.
  • 난 큰 기업에는 안맞나봐. ㅠㅅ-)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