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광화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기에 퇴근 후나 주말에 시간을 내서 대형 서점(교보, 반디, 영풍)을 돌아다니면서 어떤 책들이 나와있는지 살핀다. 주로 보는 것은 직업이 직업인지라 IT관련한 서적들이다. 최근에 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쪽은 '안드로이드, 모바일 웹, 프로그래밍 언어' 등이다. 갈 때마다 출판사들에서 쏟아내는 다양한 개발서들을 펼쳐볼때면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나는 아직도 자바라는 언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쓰지를 못해서 헤매이고 있는데, 나오는 개발서들은 그것을 훨씬 앞질러서 무엇인가를 구체화하여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것들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플랫폼은 점점 다양화되고 있다. 최근에 발표되어 윈도우 개발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윈도우즈폰7, 스마트폰쪽에서 극강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아이폰', 수많은 사용자들을 거느리고 그 기세를 드높이고 있는 '안드로이드', 안드로이드에 대한 의존성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가겠다며 삼성에서 내놓은 '바다폰', 오픈소스를 바탕으로 한 미고, 우분투 등 다양한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매일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면서 개선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나는 그런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삼키고 소화시켜서 내 뼈와 살로 만들기도 전에 더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온다. 그것들을 억지로 꿀꺽꿀꺽 삼키다가 체했다. 지금 내 상태는 그런 것 같다. 여기서 손따서 피를 빼고 배를 따스하게 하고 소화제먹고 쉬는게 최선이지만, 그럴 시간이 없다. 여전히 내가 소화해야하는 것들이 한가득(그리고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나를 기다리고 있다.
뭣도 모르던 초기에는 '저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손쉽게 익힙니다.' 라고 자기소개를 했었다. 그런데 요즘 점점 드는 생각이
'그런 소리를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었어.'
라는 생각을 절로하게 된다. 그건 이바닥을 들여다보는 내 시야가 예전보다는 넓어졌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뭣도 모르는 초짜일때는 '그게 뭐 별거 있겠어?' 라고 웃기지도 않는 자만심에 빠져 있었지만, 여러가지 경험을 쌓고 나보다 훨씬 뛰어난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있다랄까? 이런 이야기를 쓸 때마다 '아직 힘이 많이 들어가 있어요.' 라고 따끔하게 말씀해주시는 분이 있어서 조금씩 긴장감을 조절하면서 힘을 빼고 있는 중이다. 아직도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경직되어 있는 것은 당연하게까지 느껴진다.
SNS를 통해서 출판사분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서, 그 출판사에서 나오는 신간들에 대한 정보를 접할 때마다 한숨지을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는 그 자리에 머물러 있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사실 뒤를 돌아보면, '나 역시 나의 속도로 천천히 걷고 있다'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데 앞서가는 사람들의 멀어지는 뒷모습에 정신이 팔려 나의 속도를 잊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차근차근 가자. 조급해하지 말자.
35살 즈음에는 책을 써보고 싶다. 번역서도 내보고 싶고...(그럴려면 우선 영어공부부터 하자. 지난 금요일에 내 영어실력에 절망했다. Orz)... 욕심만 가득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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