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DI 다이브마스터 Divemaster 가 되면서 다이빙계의 프로에 경계에 발을 담궜다.
원래 계획은 마스터 스쿠버 다이버Master Scuba Diver가 되는 것이었는데...
PADI IDC 가 진행되고 함께 참여하는 김영선 강사, 신병윤 강사, 윤지명 강사와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고 교육과정을 진행했다. 교육은 매일 오전 7시에 시작해서 9시에 끝나는 강행군이었다. 강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지식들(다이빙, 교육, 판매, 기술 등)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교육이 진행되었다. 교육 중간중간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배운 내용들을 복습하는 과정도 포함되었다.
분위기를 많이 흐리고 있다는 이야기에 많은 고민을 했다. 사실, IDC 과정에 들어오기 전에 다이빙에 대한 흥미도 떨어지고 강사가 되어야 할 이유도 찾지 못해서 IDC에 참가를 할까말까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 고민은 IDC가 시작하여 진행되는 동안에도 계속 고민하고 있던 내용이었다. 사실 IDC가 진행되는 중에 '나는 강사까지 할 필요가 없다'라는 결론을 내렸다(이미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강사평가를 마치고 강습상태의 자격을 획득했지만...).
제한수역에서 24가지 스킬(24 Skill)시범과 제한수역 교육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강사가 교육 가능한 과정들 중 몇가지를 무작위로 선택하여 이에 대한 발표와 교육준비를 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많이 버벅거렸다. 2번에 걸친 제한수역 교육을 마치고 마지막 제한수역 교육후에는 바로 양양군 현남면 남애리에 있는 남애스쿠버리조트에서 EFRI(응급대응강사, Emergency First Response Instructor)을 진행한다. PADI 강사가 되기 위해서 획득해야하는 자격 중 하나다.
다음 개방수역 교육이 진행되었다. 개방수역에서 진행되는 교육들에 대한 발표준비, 교육진행이 있었고, DSD(체험다이빙, Discovery Scuba Diving)이 진행되었다. 개방수역에 부표와 하강줄을 설치하고 인양백을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입수전 안전점검을 하고 얕은 수심으로 이동하여 핀을 착용하고 입수하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몸에 익혔다.
금요일 아침, PSI SCUBA 서울센터에서 출발하여 남애리에 들려 교육생들과 함께 울진으로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에 동해휴게소에서 잠시 여유를 즐겼다. 망상 오토캠핑장이 내려다보이는 수려한 경관을 가진 휴게소다.
몇시간을 달려 PADI IE가 진행되는 울진레포츠센터에 도착했다(하필이면, 올해 세월호 사고에서 문제가 된 기업 언딘이 운영을 하고 있는 곳이었다). 반원형의 넓은 다이빙풀과 깨끗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제한수역 다이빙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곳이었다. 37명의 강사후보생들이 PADI 강사가 되기 위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PADI IE(강사평가)는 8/30~8/31,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다. 기존에는 3일과정이었다고 하는데, 2일 과정으로 단축되면서 빠르게 진행되었다. 첫날 오전에는 이론시험, 오후에는 제한수역 시험. 둘째날 오전에는 개방수역 및 레스큐, 오후에는 지식개발평가 시험이 진행되었다.
이론시험은 다이빙과 관련된 5개 이론 지식(물리, 생리, 장비, 기술과 환경, 레크레이션 다이브 플랜)에 각각 12개 문제씩 총 60개 문제(1시간 30분)와 PADI의 규정과 절차에 대한 문제 60개(1시간 30분), 총 120개의 문제를 3시간 동안 풀어서 75점 이상을 획득해야 통과가 가능하다.
준비가 되어있으니 여유가 넘치는 PSI SCUBA 팀. 별로 긴장되지는 않았다.
점심식사 후 수영장에서 제한수역 평가가 있었다. 각자에게 부여된 과제에 대한 브리핑, 스킬시범(조직과 운영 포함)과 디브리핑에 대한 평가가 진행된다. 이때 기준점을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메이크업(Make up)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강받게 된다.
제한수역 평가 후 레스큐 워크샵(강사가 되기 위해서 개방수역에서 레스큐 기술시범을 보여야 하는데, 이에 대한 조정)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PSI SUCBA 팀. 여유가 가득하다못해 흘러넘친다.
김정미 C.D.님의 교육지침에 따라 장비결합을 마치고 일렬로 정돈해놓고 여유를 부리고 있으니 얼마나 여유로워보이는가?
함께 평가를 받은 Yellow 팀의 단체샷.
기다리고 기다리던 레스큐 워크샵이 진행되었다. 몇몇 잘못된 레스큐 스킬을 교정하도록 알려주신다.
PADI 사무관님들과 C.D.님들이 레스큐를 연습중인 강사후보생들을 살펴보면서 잘못된 점들을 수정해준다.
둘째날, 개방수역을 가기전 브리핑을 진행한다. 각자 개방수역에서 진행할 2가지 스킬교육에 대한 발표내용을 정리해서 발표한다. 우리 팀의 평가관은 덴 사무관님이었는데, 평가받는 강사후보생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수완가였다. 통역을 해주시는 분에 맞춰 짧게짧게 발표를 진행한다.
개방수역에 도착해서 준비가 끝난 우리 옐로팀은 바로 레스큐평가를 진행한다. 별다른 무리없이 패스!
레스큐 평가가 끝나기 무섭게 옆으로 이동하여 개방수역 평가준비를 한다. 처음 나가는 팀이었기에 부표와 하강줄을 준비한다.
개방수역과 지식개발평가가 끝나고 수료증 수여식을 마친 우리는 PADI 사무관과 우리를 지도해주신 C.D. 님들과 기념샷을 찍었다.
거만한 표정을 지으려고 했는데... 그다지 거만하지가 않다. 하아... 거만함과는 거리가 먼 나인가?
이 수료증을 받기 위해 한달여의 IDC 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하니, 평가가 끝나고 나서 밀려오는 허무함이란...
다니던 회사를 5월말에 그만두고, 2개월 반을 필드경험을 쌓는다고 남애스쿠버리조트에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PADI IDC에 참가하고 PADI IE를 치뤘다. IE를 마치고 강사로서 자격을 획득하면서, 그동안 나를 힘들게 하던 생각들이, 정리되었다.
나는... 강사가 될 필요는 없었다.
물론 강사교육을 받으면서, 조금은 자신만만했던 내 자신의 다이빙을 돌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강사로서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한 관점에서 봤을 때 그렇지 '나 자신이 즐기기 위한 다이빙'의 관점에서 보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나는 누구를 친절하게 가르치는 유형의 사람이 아닌지라 '누군가를 가르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직업'이라는 관점에서 보고 있는 강사가 되는 것에는 지극히 회의적인 입장이었으니까....
이런 결론에 도달하고 나니, 그동안 강사가 되기 위해 쏟은 노력과 시간들의 가치가 많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강사 시작부터가 잘못된 나다. 누군가는 정말 간절하게 되고 싶어했지만, 나에게는 그저 좋은 경험을 위한 유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자괴감을 더욱 불러일으켰는지도 모른다. 여기에 쏟은 시간과 노력을 다른 곳에 쏟았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다이빙 강사가 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이 정말 다른 사람들을 안전하고 즐겁게 다이빙을 즐기고자 안내할 수 있는 사람인지 고민하기를 바란다. 강사가 되는 비용이 적지는 않지만, 강사가 되기 위해 들인 비용을 생각하면 교육다이빙을 제대로 즐기기는 어렵다.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배우는 입장에서도.
지금 나는 필리핀 두마게티로 다이빙투어를 떠나기 위해 인천공항에 있다.
다이빙 강습을 할 생각은 없다. 앞으로는 정말 나를 위한 다이빙을 즐기는 것에만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