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이쪽(IT)에서 일한지 만 2년을 넘어서 3년치를 채워가고 있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회사를 네번 옮기고(두 회사에서는 일년 남짓 일하고, 다른 한 회사는 2달, 한 회사에서는 하루) 일을 해오고 있다.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지 '어디서'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직장을 옮기는 것에 대해서 큰 거부감없이 이직했다. 다른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들이 매년 연말이 되면 "또 회사 옮기는 거 아냐?" 라며 농담을 던지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글쎄. 아직 옮길 정도는 아냐."라며 웃어넘기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을 하느냐]라고 생각한다.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면 그걸로 된 것 아닐까? 지금 나는... 아닌 것 같기도...?
일을 통해서 '자아실현'을 달성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욕심을 품고 있다. 이 욕심을 따스하게 잘 품어서 '멋진 불사조(읭?)'로 부화시킬 수 있다면, 인생에 재미난 추억 하나 얻어갈 수 있을테니 얼마나 좋을까? 사람은 추억으로 살아간다고 하잖은가? 이왕이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면 좋잖은가.
광화문 쪽에서 일을 하다보니, 퇴근하는 길에 할 일이 없으면 교보문고에 들려서 '무슨 책이 나왔을꼬?' 하면서 신간들을 훑어본다. 교보문고를 슬렁슬렁 한바퀴 돌아보고 마지막으로 IT 코너를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개강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일까? 교재 혹은 학습용으로 자바언어 쪽 코너를 서성이고 있는 새내기 대학생들을 손쉽게 볼 수가 있다(자바나 C나 신입생이 프로그래밍에 진입하면서 배우기에 적절한 언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려워!! 어렵다고!). 그리고 그들이 책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고심하는 모습을 가만히 살펴본다. 가만히 보고 있다가 '아, 나도 명색이 자바 개발자(그래봐야 2년차, 이제야 '아~ 그런거군'하면서 깨달음을 종종 얻는 정도의 수준인데 )인데 "이 책이 좋아! 읽어봐! 그 다음에는 이 책이 좋아!" 하고 추천해주고 싶은데… 뭐가 좋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찾아봤던 게 있다. 인터넷에서 '너구리'로 활동중이신 '너구리'와 닮으신 '채수원'님이 올리셨던 [그림으로 배우는 자바 학습 로드맵(http://blog.doortts.com/93)]이 있었다. 이와 관련했던 내용의 글을 얼마전에 썼었다. 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저 로드맵을 따라서 시도해봄직도 하다.
이 글(http://www.mimul.com/pebble/default/2009/08/31/1251715500000.html)도 추천한다.
2012/03/25 - [허니몬의 IT 이야기/프로그래머, '코드 디자이너'] - 20120324 7차 공감 세미나 후기.
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s_w_ellis/3976947156/sizes/o/in/photostream/
컴퓨터 관련 학과에 들어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프로그래밍 언어를 독파하고 철통같은 시스템을 해킹하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특히나 우리나라 교육과정 속에서 국, 영, 수만 하다가 대학교에 들어와서 프로그래밍 언어를 접하면 낯설 수밖에 없다(설마 나만 그랬던거야? 난 여전히 헤매이고 있긴 하다. 부끄럽네.). 그럴 때 '누군가'가 추천해주는 '읽을만한 책'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해봤다.
'내가 추천해주는 책이니까 읽어봐.'라고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해도 '우와! 정말요? 알겠습니다.' 하고 읽고서는 '추천해주신 책이 역시 좋았습니다!'라면서 좋다고 해주는 후임이 있다면 좋은 기억하나 얻어가는 것 아니겠는가?
뜬금없이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최근에 고민을 하고 있는 게 바로 '내가 아는 것을 어떻게 전달할까?' 이기 때문이다. 나도 이 바닥에 신입으로 들어와서 SM 1년, SI로 1년을 하고, 시스템 엔지니어의 길에 들어설뻔한 2개월정도의 경험을 가진, 아직 초보티를 벗지 못한 개발자다. 그런 내게 '후임'이 나타난다면, 난 그 '후임'에게 '무엇을' 전해줄 수 있을까?
이런 비슷한 경험을 보통의 군생활을 해본 남자들이라면 경험해봤을 것이다.
이제 막 이등병 계급장을 떼고 일병계급장을 오버록하고서는 "아, 김상병님 어깨가 너무 무겁습니다."라며 거들먹거리던 일병에게 "네 후임 왔다! 짜식 막내 생활 벗어났네. 좋냐?" 라고 묻는 이제 일병 말호봉에게 "물론이지 말입니다." 라고 답하는 "일병"의 느낌이랄까? 그런데 막상 이등병이 자기 후임으로 들어와서 내무생활과 자대에서 지켜야하는 규칙들을 가르쳐줘야하는데 '막상' 알려주려고 하니 기억이 제대로 나질 않는다. Orz. 그럴 때 교본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전투교본이야 군대 있을 때 종종 보는 거지만, '족보'의 개념으로 자신들의 해야할 일들을 적어둔 수첩을 컨닝하며 가르쳐준다면 편할 것이다.
칙칙한 군대이야기로 비유하다니...
그런 책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 참 많다. 나도 그런 책을 쓰고 싶다. 지금까지 슬렁슬렁 미리읽어보기(Beta Review)를 해보며 느낀바로는 '이 책이 제법 근접했다.'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흑심을 살짝 드러낸다면, '내가 그런 책을 쓰겠다!'랄까?하지만 그러기에는 가야할 길이 너무 멀구나.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개발자'들이 생각하는 것은 '다 비슷비슷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후임(혹은 후계자!?)'이 생기기 마련이다. 자신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후임'이 다시 겪기를 바라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긍정적이겠지?).
그들에게 참고하라고 '좋은 책이야.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봐.' 이야기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놈들(후임들!?)은 '아, 새로 들어온 회사에서 적응도 힘든데 이런 과제를 주고 그러는거야?' 라며 속으로 욕할까? ㅡ_-)? 그런 '마음 속 소리'가 들린다면 가깝게 붙어서 '짝코딩'을 하여 나의 엉성한 코딩을 통해 후임에게 멘붕(멘탈붕괴!!)를 시전해줘도 재미있을 것 같다. 아… 그러면 부끄러워서 내가 멘붕에 빠져들려나?
이것저것 해본 건 많다. 오지랖도 있고 호기심도 있어서 시도해본 것들이 있어서 누군가에게 전달해줄만한 것이 분명 있을 것이다. 분명! 하지만 그것들을 정리해볼 시간은 없었다. 그래서 쉽게 풀어서 전달해주기가 어렵다.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좋은 방법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신입 개발자'에게 추천해줄 책이 곧 나올 듯 하다. 누군가가 쓰고 있을 거다. 그 책을 '자신있게' 추천해주고 싶다.
'어떤 것을 추천해줘야 할까?' 라는 생각에 응답해줄 수 있는 것을 만들어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