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20대여, 독해져라 |
[중앙일보 고란] 오래 사는 게 '위험'인 세상이다. 평균 수명은 늘어만 가는데 은퇴 연령은 빨라만 진다. 55세까지 일한다 쳐도 은퇴 후 수입 없이 30년은 더 살아야 한다. 억대 연봉자라면 모를까, 웬만한 월급쟁이들은 당장 생활에 허덕인다. 그렇다고 요즘 세상에 늙어서 자식에 기대겠다는 바람은 시대착오적 망상이다. 20대부터 재테크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준비해야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아껴야 잘 산다=보통 20대 중.후반이 돼서야 직장을 잡게 된다. 부모에게 용돈만 타 쓰다 처음으로 돈을 만지게 되는 시기다. 갑자기 수입이 늘어나니 헤프게 쓰기 쉽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무조건 아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출이 통제되지 않고선 목돈을 만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계획적인 소비 습관을 위해 신용카드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우리투자증권 양해근 과장은 "아예 신용카드를 쓰지 마라"고 충고한다. 현금영수증 제도의 정착으로, 그간 받아왔던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은 효용성이 떨어졌다. 내 지갑에서 돈이 나가는 걸 봐야 돈 귀한 줄 알게 된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매달 투자액은 최소 월급의 절반이다. 하나은행 백미경 지점장은 "최소 70% 이상, 용돈만 제외하고 전부 저축하라"고 말할 정도다. 이렇게 무작정 아끼고 저축하자니 힘든 게 사실이다. 일단 저축에 재미를 붙이자. 만기 비율을 다양하게 맞춰, 적은 금액이라도 예.적금이나 펀드 등을 여러 개 가입하자. 아껴 뭐하나 싶을 때마다 만기가 돌아온 적금.펀드가 심신을 달래 줄 것이다. 월급 날짜에 맞춰 자동이체를 신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월급에 손 대기 전에 저축.투자를 위한 돈은 미리 떼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는 과감하게=20대 재테크의 최대 목표는 목돈 마련이다. 종자돈이 있어야 앞으로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확정금리상품에 의존하면 안 된다. 적극적인 자산운용을 할 필요가 있다. 우리은행 박승안 팀장은 "해외펀드를 포함한 주식 간접투자 상품에 60%를 투자하라"고 말한다. 심지어 70~80%까지도 괜찮다. 20대는 남은 투자기간이 길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만회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구체적으로, 필요할 때마다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상품으로는 은행 예금보다 이자를 더 쳐주는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을 이용한다. 6개월~1년 안에 써야 할 자금이라면 조금이라도 이자가 비싼 저축은행 상품을 선택한다. 5000만원까지는 예금자 보호가 되므로 최악의 경우에도 원금은 보장된다. 2년 이상 묵혀도 좋은 장기자금은 주식형 펀드 등에 투자할 만하다. 이와는 별도로 내집 마련을 위해 청약저축.부금 등 주택청약 상품에 반드시 가입하도록 한다. 보험은 평생 재테크 계획이 차질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해주는 위험관리 차원에서 그쳐야 한다. ◆최선의 재테크는 자기계발='지름신'이 자주 강림하신다는 20대다. 인생의 재무목표를 정하고 하나씩 실천해야 충동적 소비를 줄일 수 있다. 결혼은 언제 할지, 비용은 얼마나 들지 등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왜 돈을 벌어야 할까'에 대한 목표가 분명한 사람은 '어떻게 돈을 불릴 수 있을까'에 대한 답도 쉽게 얻기 마련이다. 여러 수단이 있지만 무엇보다 20대에 가장 중요한 재테크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수입의 대부분은 이자.배당금 등 수익이 아니라 소득에서 나온다. 능력을 인정받아 '몸값'을 높이는 게 최선의 재테크다. 삼성증권 김재언 과장은 "도서 구입, 자격증 공부 등 자기계발과 같은 투자형 지출은 아끼지 말 것"을 권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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