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3일 목요일.
어제까지 내리던 비가 거친 하늘은 구름이 거의 없는 푸르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태클을 거는 중국의 황사(얼마전 무한도전팀이 가서 나무(침엽수를 심은...)를 심었다지)가 태클을 걸기는 하지만,
황사보다는 따스한 봄햇살이 더욱 자극적인 어느 봄날이다.
내가 일하는 곳의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한켠의 담장에 이렇게 개나리들이 활짝 폈다.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것은 노란 산수유화, 그 뒤를 다투어 개나리, 진달래, 목련, 백련. 벚꽃 등이 만발한다.
노란색 하면 문득 떠오르는 병아리.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 이지만, 나 처음 들어갔을 때는 국민학교였다) 하교 시간이면 그 앞에서 노점상 할아버지가 병아리가 가득 들어있는 박스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초등학생들의 지갑을 노렸다. 이렇게 팔리는 병아리들은 대체적으로 병약하여 집에 가져가면 시름시름 앓다가 죽기가 일수였다. 그러나 나와 동생은 나름 노하우를 가지고 병아리들을 병사시킨 전적은 없다. 다만 연계(성계(어른닭)이 되기 직전의 젊은 닭. 우리는 이를 영계라고 부르지만, 연계가 더 적합한 표현이라 알고 있다)가 되면 가차없이 냄비 속으로 알몸으로 던져지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과정을 몇번 거치다보니 병아리를 사는 일도 그만 두었다. OTL...
' 미안하다, 삐약아... '
그 삐약이는 나와 한몸이 되어 아직도 살아가고 있다.... ㅡㅅ-);; 내가 닭띠라서??
벚나무들도 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벚꽃(사쿠라)이 일본에서 들어온 일본식물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식물학계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남부지방에 서식 중인 왕벚꽃종이 일본으로 전파되어 일본에서 널리 퍼졌다가 일제침략기에 우리나라로 들어오게 되었다는 학설이 있다. 벚꽃은 특이하게 한 개체에서 꽃이 열리면 주변의 다른 나무들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개화를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일본인들은 이런 벚나무의 특징을 자기들의 국민성과 닮았다고 씨부렁 거리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의 자기 생각일 뿐인거다.
이 녀석의 이름은 잘 모르겠다. ㅡㅅ-);; 건널목에 있는 식물인데, 나중에 식물도감이라도 하나 준비해서 확인해봐야겠다.
인간이 인종과 언어가 달라진 이유가, 하늘을 찌를 듯이 세운 '바벨탑' 때문이었다는 어느 종교의 썰이 있다.
신을 닮고 싶은(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면서...) 인간의 욕심이 자초한 화라고 할까나...
서울시립미술관 앞은 점심먹고 산보나온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극장등이 있어서 구경 나온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당분간은 점심 먹고 산보 삼아서 점점 짙어지는 봄내음을 만끽하고자 한다.